편집은 영상 설득 기술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은 프로그램이 지니는 ‘설득적 힘 이 될 것이며, 편집 역시 이러한 목적을 구체화시키는 일종의 설득적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편집이 설득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숏과 정보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데에 미학적인 판단 이전에 선행되어야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편집에 있어서 단순히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에 설득적인 힘이 붙으려면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가 더욱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청자는 보여준다고 해서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다 보는 것은 아니고, 시청자가 꼭 봐야만 하는 것을 제작자의 의도에 부합되도록 보게 만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인가?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무엇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인가?’ 입니다. 주제와 의도에 부합되지 않은 부분은 보게 함으로써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보기를 원하며, 무엇을 봐야만 하는가?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보기를 원하며(want), 무엇을 봐야만 하는가(need)
에 대한 고려는 시청자와 제작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전제 조건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청자가 반드시 볼 필요가 있는 의미 있는 정보일지라도 시청자가 보기를 원치 않는 형태로 전달된다면 결국 기대 효과는 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시청자가 보기를 원하는 형태로 전달되더라도 볼 필요가 없는(의미 있는 정보가 부재한) 것이라면 그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청자가 원하는 요소와 필요로 하는 요소 간에는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훌륭한 제작자라면 시청자에게 필요한(need) 요소를 보고 싶도록(want)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노력은 내용뿐만 아니라 각각의 숏들을 구사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합니다. 즉, 꼭 필요한 숏을 보고 싶도록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시청자는 상투적인 숏을 싫어하며, 시청자 스스로의 예상을 깰 수 있는 신선 한 숏을 보고 싶어 합니다.
언제 보여줄 것인가?
특정한 정보를 담은 숏을 보여주는 시기 역시 전체 구성 속에서 잘 계산되어야 합니다. 보여주는 시점을 잘못 맞추면 훌륭한 것도 의미를 상실하거나 혹은 전체 흐름의 재미 를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언제 보여줄 것인가? 에 대한 계산은 편집의 묘미를 강화시킵니다.
제작자의 관점
시청사의 관심과 감동을 얻기 위해서는 외형적 테크닉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제작자의 관점 혹은 시각입니다.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도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사실(Fact)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의 관점을 토대로 재구성하여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다큐멘터리가 ‘기록 영화’ 혹은 ‘뉴스’ 와 다른 점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장 큰 차이는 사실(Fact)에 대한 제작자의 관점이 다큐멘터리 안에는 들어있습니다. 즉, 다큐멘터리에서 제작자의 관점이 빠지면 단순 기록 영화 혹은 뉴스가 될 수도 있고. 제작자의 독창적이며, 설득적인 힘이 실린 좋은 프로그램도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영상의 의도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편집해야 될 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힘이 있는 영상 설득 기술을 익혀 사람들에게 설득하고, 그 이후 미적인 요소나 재미난 요소들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